코스피200 ETF를 들고 있다가 반도체가 좋아 보여 반도체 ETF를 더 샀고, 2차전지 ETF와 AI 테마 ETF도 조금씩 샀습니다. ETF 네 개에 수백 개 종목이 들어 있으니 넓게 나눈 것 같지만, 반도체 업황이 꺾인 달에 네 개가 모두 함께 빠집니다. ETF라는 그릇은 여러 종목을 담지만,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분산이 되기도 하고 한 곳에 몰아 담는 방법이 되기도 합니다.
종목 수보다 무엇에 묶여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섹터 ETF는 한 업종, 테마 ETF는 한 이야기에 해당하는 종목을 모읍니다. 30개 종목이 담겨 있어도 같은 수요와 같은 원가에 영향을 받는 회사들이라, 업황이 바뀌면 거의 함께 움직입니다. 한 회사에만 생긴 문제는 30분의 1로 줄지만, 업종 전체에 닥친 일은 줄어들지 않습니다. 넓은 시장 지수 ETF와 비교하면 오를 때 더 오르고 내릴 때 더 내리는 집중투자에 가깝습니다.
상위 종목 비중을 먼저 봅니다
ETF는 기초지수의 규칙대로 종목을 담는데, 시가총액 순으로 담는 지수라면 큰 회사 몇 개가 대부분을 차지하기도 합니다. 실제 상품이 아닌 계산용 예시로 30종목짜리 반도체 ETF에서 상위 두 종목이 45%, 상위 다섯 종목이 70%라면, 이 ETF의 성과는 사실상 다섯 회사가 정합니다. 투자설명서나 운용사 누리집의 구성종목 표에서 상위 10개 비중부터 확인합니다.
이미 가진 ETF와 얼마나 겹치나
계산용 예시로 시장 지수 ETF와 반도체 ETF에 반반씩 넣었고, 시장 지수 안에서 반도체 종목 비중이 30%라고 해 봅시다. 계좌 전체의 반도체 노출은 50% × 30% + 50% × 100% = 65%입니다. 두 개로 나눴다고 생각했지만 계좌의 3분의 2가 한 업종에 걸려 있고, 시장 지수 ETF의 상위 종목과 반도체 ETF의 상위 종목이 같은 회사라면 그 몇 회사의 비중은 더 커집니다.
ETF 개수는 분산의 기준이 아닙니다. 계좌 전체로 합쳤을 때 한 업종과 몇몇 대형주에 얼마가 걸려 있는지를 계산합니다.
팩터 ETF는 규칙을 삽니다
가치, 성장, 퀄리티, 배당 같은 팩터 ETF는 업종이 아니라 PER이 낮은 종목, 이익률이 높은 종목처럼 정해진 규칙으로 종목을 고릅니다. 이름이 같아도 운용사마다 규칙과 교체 주기가 다르고, 규칙에 따라 결과적으로 특정 업종에 몰려 있을 수 있습니다. 같은 가치 ETF라도 한쪽은 금융주 비중이 높고 다른 쪽은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기초지수 방법론에서 선정 기준과 한 종목 비중 상한을 봅니다. 운용역이 종목을 고르는 액티브 ETF는 규칙 대신 운용 방침을 확인합니다.
살 때 확인할 것
- 기초지수와 담는 규칙. 이름과 달리 관련성이 약한 종목이 섞여 있을 수 있습니다.
- 상위 종목 비중과 종목당 상한. 몇 회사에 결과가 걸려 있는지 봅니다.
- 계좌 전체의 업종 노출. 이미 가진 ETF와 합쳐 계산합니다.
- 비용과 거래량. 섹터·테마 ETF는 시장 지수 ETF보다 보수가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직접 확인해 보기
여러 ETF를 섞은 계좌에서 업종이나 자산별 목표 비중을 정해 두고 지금 얼마나 벗어났는지는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계산기에 각 금액을 넣어 계산합니다. 구성종목과 비중, 기초지수 방법론은 운용사 누리집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의 ETF 정보에서 확인합니다.
정리
- 섹터·테마 ETF는 여러 종목을 담아도 한 업종에 묶여 있어, 업종 전체의 변화에는 분산 효과가 없습니다.
- 상위 종목 비중과 이미 가진 ETF와의 겹침을 합쳐 계좌 전체의 노출을 계산합니다.
- 팩터 ETF는 종목을 고르는 규칙을 사는 것이므로, 같은 이름이라도 기초지수 방법론을 비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