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종목의 부채비율이 150%라는 것을 보고 빚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는데, 같은 업종의 다른 회사는 300%인데도 멀쩡히 배당을 주고 있습니다. 부채비율은 회사 재무 상태를 보는 첫 숫자이지만, 무엇이 부채로 잡히는지와 그 빚을 감당할 힘이 있는지를 함께 봐야 뜻이 생깁니다. 실제 기업이 아닌 가상의 회사 새벽정밀로 나눠 보겠습니다.
부채비율: 주주 돈에 비해 남의 돈을 얼마나 쓰나
재무상태표에서 회사가 가진 자산은 남에게 갚아야 할 부채와 주주 몫인 자본으로 나뉩니다. 부채비율은 부채총계 ÷ 자본총계 × 100입니다. 새벽정밀의 자산이 1,000억원이고 부채가 600억원, 자본이 400억원이면 부채비율은 150%입니다.
업종마다 보통 수준이 크게 다릅니다. 은행은 고객 예금이 부채로 잡히고, 조선·건설사는 공사 대금을 미리 받은 선수금이 부채로 잡혀 부채비율이 높게 나오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부채비율은 같은 업종끼리, 같은 회사의 여러 해 흐름으로 비교합니다.
모든 부채가 이자를 내는 빚은 아닙니다
부채에는 거래처에 줄 물건값인 매입채무, 미리 받은 선수금처럼 이자가 붙지 않는 것도 들어 있습니다. 위험을 볼 때 더 중요한 것은 은행 대출과 회사채 같은 차입금입니다. 새벽정밀의 부채 600억원 중 차입금이 250억원이라면, 자본 대비 차입금은 250 ÷ 400 = 62.5%입니다. 부채비율 150%만 볼 때와 느낌이 꽤 다릅니다.
이자를 낼 힘: 이자보상배율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 ÷ 이자비용입니다. 본업으로 번 돈이 이자의 몇 배인지 보여 주고, 1배보다 낮으면 영업이익으로 그해 이자를 다 내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 지금: 차입금 250억원 × 금리 5% = 이자 12.5억원, 영업이익 50억원 ÷ 12.5억원 = 4배
- 금리가 8%로 오르면: 이자 20억원, 50억원 ÷ 20억원 = 2.5배
- 영업이익까지 25억원으로 줄면: 25억원 ÷ 20억원 = 1.25배
빚의 양은 그대로인데 금리와 실적 두 가지가 동시에 나빠지면 여유가 빠르게 사라집니다. 차입금이 변동금리인지, 언제 만기가 돌아오는지도 사업보고서 주석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빚이 얼마나 많은지보다 이자를 내는 빚이 얼마인지, 그리고 본업 이익이 그 이자를 몇 번 감당하는지가 먼저입니다.
빚을 늘리지 않아도 부채비율이 오르는 경우
부채비율의 분모는 자본입니다. 새벽정밀이 한 해 100억원 적자를 내면 자본이 40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줄고, 부채가 600억원 그대로여도 부채비율은 600 ÷ 300 = 200%로 오릅니다. 부채비율이 올랐을 때 빚이 늘어서인지 자본이 줄어서인지를 나눠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적자가 이어져 자본총계가 자본금(액면가 × 발행주식수)보다 작아지면 자본잠식이라고 부르고, 정도가 심하면 상장 유지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1년 안에 갚을 돈: 유동비율
빚의 크기와 함께 갚을 시기도 봅니다. 유동비율은 1년 안에 현금으로 바뀔 유동자산 ÷ 1년 안에 갚을 유동부채 × 100입니다. 새벽정밀의 유동자산이 300억원, 유동부채가 250억원이면 120%입니다. 100%보다 낮으면 1년 안에 갚을 빚이 1년 안에 쓸 수 있는 자산보다 많다는 뜻이라, 차환이나 추가 조달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직접 확인해 보기
금리가 오를 때 이자 부담이 얼마나 커지는지 감을 잡으려면 대출 상환 계산기에 차입금과 금리를 넣고 금리만 바꿔 보면 됩니다. 개인 대출용 계산기라 회사채의 만기 일시상환과는 방식이 다르지만, 금리 1%포인트가 이자를 얼마나 바꾸는지는 같은 원리입니다. 부채·자본·유동자산은 재무상태표, 이자비용은 손익계산서의 금융원가(금융비용), 차입금의 금리와 만기는 사업보고서 주석에서 봅니다.
정리
- 부채비율은 업종마다 보통 수준이 달라 같은 업종과 여러 해 흐름으로 비교합니다.
- 이자를 내는 차입금과 이자보상배율을 보면 빚을 감당할 힘을 알 수 있고, 금리와 실적이 함께 나빠지면 여유가 빠르게 줄어듭니다.
- 적자로 자본이 줄면 빚이 그대로여도 부채비율이 오르고, 유동비율로 1년 안의 상환 부담을 따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