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원을 매달 150만원으로 나누면 200개월, 약 16년 8개월입니다. 남은 돈을 굴려 수익이 나면 이보다 길어질 것 같지만, 생활비는 해마다 물가만큼 오릅니다. 모아 둔 돈이 실제로 몇 년을 버티는지는 이 두 힘이 어느 쪽으로 기우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세 가지 숫자가 기간을 정합니다
인출 기간을 정하는 것은 매달 쓰는 돈, 남은 돈을 굴려 얻는 수익률, 생활비를 끌어올리는 물가 상승률입니다. 수익률이 물가 상승률보다 높으면 남은 돈이 생활비 증가를 일부 따라잡고, 낮으면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의 가치가 매년 줄어듭니다.
아래 계산은 매달 초에 생활비를 빼고 남은 돈을 월 단위로 굴리며, 생활비는 해마다 한 번 물가만큼 올린다고 가정합니다. 세금은 넣지 않았고, 수익률과 물가는 계산을 위해 정한 값입니다.
기준 조건: 연 4% 수익, 물가 2.5%
3억원에서 매달 150만원을 쓰기 시작하고, 남은 돈은 연 4%로 굴러가며 생활비는 해마다 2.5%씩 오른다고 하겠습니다. 이 조건에서 돈은 약 19년 5개월 뒤에 바닥납니다. 단순히 나눈 16년 8개월보다 약 3년 길지만, 수익률 4%가 만든 차이 전부가 기간으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첫해 월 150만원이던 생활비가 20년째에는 약 246만원까지 오르기 때문입니다.
10년이 지난 시점에 남은 돈은 약 2억98만원이고, 그해 월 생활비는 약 192만원입니다. 기간의 절반을 넘겼는데 돈은 3분의 1만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이후에는 커진 생활비가 남은 돈을 더 빠르게 줄입니다.
조건을 하나씩 바꿔 보면
수익률만 바꾸면 연 2%일 때 약 16년 2개월, 연 6%일 때 약 25년 5개월입니다. 수익률 4%포인트 차이가 버티는 기간을 9년 넘게 벌립니다.
물가만 바꿔 생활비가 오르지 않는다고 하면 약 27년 4개월로 늘어납니다. 물가 2.5%가 기간을 약 8년 줄이고 있다는 뜻입니다. 물가를 0%로 두고 계산한 결과는 그만큼 낙관적입니다.
매달 쓰는 돈을 바꾸면 차이는 더 직접적입니다. 월 120만원이면 약 25년 4개월, 월 180만원이면 약 15년 9개월입니다. 한 달 30만원을 줄이면 약 6년이 늘고, 30만원을 늘리면 약 3년 8개월이 줄어듭니다. 쓰는 돈이 클수록 남은 돈이 빨리 줄어 수익이 붙을 시간도 짧아지기 때문에, 늘릴 때와 줄일 때의 효과가 같지 않습니다.
물가를 빼고 계산하면 버티는 기간을 크게 잘못 잡습니다. 수익률은 물가와의 차이로, 생활비는 지금이 아니라 오를 금액으로 봅니다.
같은 하락도 언제 오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평균 수익률이 같아도 하락이 오는 시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기준 조건에서 인출을 시작하자마자 자산이 20% 줄었다면 돈은 약 15년 뒤에 바닥납니다. 같은 20% 하락이 10년째에 왔다면 약 17년 5개월입니다. 하락이 없을 때와 비교하면 초반 하락은 기간을 약 4년 5개월, 10년째 하락은 약 2년 줄입니다.
초반에는 남은 돈이 커서 20%가 깎는 금액 자체가 크고, 줄어든 돈에서 생활비를 계속 빼 쓰기 때문에 회복할 원금도 함께 줄어듭니다. 그래서 인출 계획에서는 전체 평균 수익률과 별도로, 은퇴 직후 몇 년의 생활비를 하락 중에도 팔지 않고 마련할 수 있는지를 따로 따져 봐야 합니다.
내 숫자를 넣기 전에 정리할 것
매달 쓰는 돈에는 전체 생활비가 아니라 국민연금 같은 다른 수입으로 채우지 못하는 부족분을 넣습니다.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나이가 은퇴보다 늦다면, 그 사이 몇 년은 부족분이 더 크다는 점도 따로 계산합니다. 수익률은 한 가지 값만 넣지 말고 낮게 잡은 경우까지 함께 계산해 두면, 계획이 어느 조건에서 무너지는지 미리 알 수 있습니다.
직접 확인해 보기
- 모아 둔 돈, 매달 쓰는 돈, 수익률과 물가를 넣으면 노후 자금 인출 계산기가 돈이 바닥나는 시점과 해마다 남는 금액을 보여 줍니다. 원하는 기간을 먼저 정하고 매달 쓸 수 있는 돈을 거꾸로 계산할 수도 있습니다.
- 부족분을 계산하려면 국민연금 예상 수령액 계산기로 연금액을 먼저 어림해 둡니다.
정리
- 버티는 기간은 매달 쓰는 돈, 수익률, 물가가 함께 정하고, 물가를 빼면 기간을 크게 부풀리게 됩니다.
- 3억원에서 월 150만원, 수익률 4%, 물가 2.5%라면 약 19년 5개월이고, 월 30만원을 줄이면 약 6년, 늘리면 약 3년 8개월이 달라집니다.
- 인출 초반의 하락은 같은 크기의 나중 하락보다 기간을 더 크게 줄입니다.